최 낙출 2016. 8. 5. 11:08

기다림

 

숨죽여 하루 내내

기다린 노을

허공에 얼개를 긋고 그물을 친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 어스름

하염없이

기다림의 시간을

삼키느라 거미는

배불뚝이 됐다

하늘이 먹이 하나를

그물에 달아준다

         2016. 07

 

 ★ 거미는 먹일 먹어서만 배가 부르는 건 아닐 겁니다
기다림이란 시간을 삼켜서 배불뚝이가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거미의 기다림은 하루 이틀일 수도
일년일 수도 있겠지요
허나 놈은 긴장은 할망정
결코 서둘거나 나대질 않습니다
시간은 자기 편인 줄을 믿고
하늘이 무심하지 않다는 걸 인습하고 있어서입니다

사랑도 기다릴 줄 아는 자만이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