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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일과

최 낙출 2016. 8. 30. 08:46



 

 

 

노년 일과

 

일기(日記)는,

날마다 규칙적으로

하루의 일을 되돌아 보면서

느낌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적는글이다.

 

따라서 그 내용이

개인적이고 은밀한 것이기 때문에

노출을 꺼리는게 사실이다.

 

개인의 일에는

비밀도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과(日課) 는 무엇인가.

 

날마다

되풀이 되는 일정한 일들이다.

 

대부분 계속해서

되풀이 되는게 사실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변경될 수도 있다.

 

일기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일과도 그 내용에서는

노출을 꺼릴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날마다 하는

정해진 일 이라 해도

개인의 생활방식에 따라

그 내용은

천차만별 일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과는 곧 ‘삶의 질’ 이기도 하다.

 

일과는 그 속성상

현역일때와 은퇴후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노년생활에서의 일과는

개인의

건전한 생활을 위한 절대조건이 된다.

 

일과내용에 따라 개인의 삶이

그 근본에서 서로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면 에서는

일과를 공개 한다는것은

일기를 공개하는것과 비슷하다.

 

일기

느낌과 생각의 기록이라면

일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이 된다.

 

 

 

내가

나의 ‘일과’ 를

공개하기로 마음먹은것은

한 일간지의 기사 때문이다.

 

모 일간지의 기사 제목은

놀줄몰라, 한국 중장년의 퇴직후’ 였으며,

서브타이틀은,

놀줄 모르는 노년 64%, 취미가 없다.’ 였다.

 

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이

‘노후준비지표’ 를 개발해

전국의

성인남여 1.035명에게 적용해 보니,

여가활동

준비점수가 100점 만점에 48.1 이었다.

 

일곱가지

세부항목을 종합평가 하면

응답자의 64.1%가 준비에 관심이 없었고,

21.2%만이 적극적이었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최근조사에 의하면,

60대 이상 남성의 경우

하루평균 TV시청시간이 4시간 17분이다.

 

은퇴후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TV리모컨을 쥐고 소파에 앉는,

이미죽은

생활의 길목으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은퇴후

노년생활 11년차인 내 일과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노인의 일과일 뿐이다.

 

그런데 굳이

내 일과를 공개 하는것은

다른분들에게

‘참고’ 가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 이다.

 

똑같이 나도

다른분들의 ‘노년일과’ 를 보고

더 많은것을 배우고 싶다.

 

말하자면

가장 절실한 문제에 대한

정보교환의 차원이라는 뜻이다.

 

사람은

그게 누구든 죽을때까지 배워야 한다.

그보다

더 좋은 생활태도는 달리없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과’ 가 중요한 것은

그게 삶의 ‘틀’ 이기 때문이다.

 

그게

건실하면 생활도 건전해 지고

그게

부실하면 일상이 망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일과는 ‘프레임’ 이며 ‘페러다임’ 이다.

 

체험적인 얘기를 하자면,

노년의 일과는

현역에서의 연장 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구체적인 ‘준비’ 의 힘은 절대적이다.

 

TV리모컨을 들고

소파에 앉아야 하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것을 시작할수 없다.

 

나이라는

물리적 조건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 갇히게 된다.

 

 

 

매일

오전 5시 30분,

내가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이다.

 

자명종 시계를 준비해 놓고 있지만

대개는

그 시간에 저절로 눈이떠진다.

 

인간의 육체-몸은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스스로의 ‘생체리듬’ 을 가지고 있다.

 

잠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일은

생체리듬을 살리는 첫걸음이며

건강과 직결되는

일차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우리부부의

아침식사는 오전 6시.

결혼이후

지금까지 빵식을 하고 있으며,

 

이른 아침식사시간은

아내의 주장인데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것이

시간을 버는

가장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살아보면 그건 사실이다.

그만큼 오전이 넉넉해 진다.

 

 

 

그리고

7시부터 9시까지

조간신문을 읽는게 내 일과다.

 

지금은

신문의 지면이 많기 때문에

내가 읽고싶은 기사,

꼭 읽어야 하는 기사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정독하고

언더라인은 물론,

스크랩 여부까지 표시해 둔다.

 

노년생활에서 종이신문은

정보의 선별, 해설을 위해

절대적인 ‘소스’ 가 된다.

 

종이신문만 잘 읽어도

충분히 시대와 함께 갈수있다.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9시에서 10시.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이 시간에 첼로를 연습한다.

 

폐활량 때문에

Bb의 목관클라리넷을 놓고

현악기인 첼로를 잡은것이 70세때다.

 

한 인간이

그 손에 악기를 잡는다는것은

거의

혁명적인 일 이라 할수있다.

 

전혀다른

또 하나의 놀라운 세상을 살게된다.

악보를 읽기위한 시각의 집중,

음정을 정확히 들어야 하는 청각기능의 역할,

정확한 자리를 짚어야 하는 왼손의 촉각과 그 긴장감,

활을 써야하는 튼튼한 체력,

 

그래서

악기를 하는 사람은

더디게 늙고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비록

아마추어 이지만

(사실 모든분야에서

최고로 즐기는 사람들은 아마추어다)

 

듣기만 하는 음악에서

바하,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을

직접

연주해 본다는 것은 경이로운 체험이다.

 

그래서

은퇴하면

악기를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보다

더 좋은길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첼로연습대신,

프리메라 리가의 바로셀로나와

소시에다드의 축구경기를 시청했다.

 

 

 

9개월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다비드 비야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는

이니에스타의 어씨스트로 골을 넣었고,

누 캄프의 펜들은 열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구기종목중 축구와 야구를 아주 좋아한다.

경기시청의 기준은,

축구는 바로셀로나, 레알마드리드,

그리고

영국의 맨유, 맨시티, 첼시, 아스날 이며,

 

MLB는

뉴욕양키스 와 보스톤의 레드삭스 이고

NHK의 위성방송인 BS-1 으로 시청한다.

한편

축구의 경우 A매치는 빼놓지 않는다.

 

 

 

10시에서 11시사이,

점심식사 준비를 하는데

점심은 한식이 위주이며

밑반찬에

포인트가 되는 한가지 반찬을 추가한다.

 

근자에는

상치쌈을 자주 먹었고

오늘은

‘애호박 새우젓볶음’ 을 만들었다.

 

우리집의

점심식사 시간은 언제나 11시

그래서

오후시간도 넉넉해 진다.

 

11시30분에서 오후 1시 까지는

휴식시간이다.

 

아내는 이때

이미

그려놓은 그림들을 마감손질하며,

나는 음악프로그램들을 시청한다.

 

KT의 VOD를 통해

정말 다양한 연주들을 선택,

즐겁게 시청한다.

 

대개의 경우

KT챔버홀 연주들을 시청하는데

해설, 연주 모두가 일류급이기 때문에

하루중 아주 릴럭스한 시간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한

1시에서 3시까지는 나의 ‘독서시간’ 이다.

 

내게 있어

독서시간은 하루중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된다.

 

신간기준,

연간 100권 정도를 구독하고 있으며

책을 읽는 요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하는 책도 많지만,

 

모든 책에서

저자서문’ 을 가장 집중해서 읽고,

목차를 세밀히 살펴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경우도 많다.

 

독서를 많이하다 보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어떤부분은

여러번 반복해서 읽기도 한다.

 

반드시

언더라인을 하고 있으며

그 책을 다시 읽을때는

그 부분만 읽으면 된다.

 

책을 읽고 생각을 계속하는한

인간의 두뇌는 발전할수밖에 없다.

정신적으로 젊게사는 첩경이,

그래서 독서다.

 

 

 

오후3시에서 4시사이,

오래동안 계속해온 ‘걷기운동’ 을 한다.

 

보통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매일 걷기운동을 하고있으며

50-60분동안

4키로에서 6키로를 빠른걸음으로 걷는다.

 

시간과 거리는

그때그때의 몸 컨디션에 따라 조정하며

걷는장소가

수로의 둑길이기 때문에

매일 논과 밭사이를 걷게된다.

자연으로 부터받는 큰 혜택이 아닐수 없다.

 

80대초반인

내 건강의 요체가

걷기운동에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걷기운동은

다리가 아니라 ‘의지’ 로 하는 운동이며

가장 간단한것 같지만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걷기운동 후에는

내 몸에 맞도록 개발한 스트래칭을 한다.

나는 현역이었을때도

가능하면

엘리베이터대신 계단으로 다녔다.

 

계단으로 오르내리는것은

사실

강도 높은 걷기운동이다.

 

지금도

젊은이들보다 내가 더 빨리,

오래 걸을수 있는것도 그 덕분이다.

 

정말 걷기운동은

모든 운동의 기본이라고 할수 있으며

건강의 요체이기도 하다.

 

오후 4시에서 5시사이,

걷기운동후의 샤워와 휴식시간이다.

 

 

 

어떤때는

한시간 내내 안락의자에 깊숙이 앉아

쉬기도 하지만,

대개는

바하의 ‘평균율’을

구스타브 레온하르트의 합시코드 연주로 듣는다.

1,2권 48곡을

차례로 반복해서 계속듣고있다.

 

평균율은

서양음악의 가장 확실한 기초이기 때문에

반복해서 듣는게 학습효과가 크다.

들을수록

그 깊이를 더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오후5시에서 6시30분,

저녁식사 준비와 식사시간이다.

아침식사 6시, 점심이 11시,

그리고 저녁식사도 6시다.

 

 

 

우리집의

저녁메뉴는 면 종류 일때가 많다.

그만큼 저녁시간도 넉넉해 진다.

 

오후 7시에서 8시,

나는

카톨릭수지침학교를 14개월 다녔다.

그리고

고려수지침학회가 시행하는 시험에 합격,

정식 ‘수지침사’ 가 되었다.

 

내 건강관리를 위해서 였으며

그 생각은 전적으로 옳았다.

 

수지침은 글자그대로

손과 손가락에 위치해 있는

345개의 인체 각 부위점을

침,뜸,압봉으로 자극,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수지침은

한방도 아니고

전래의 민간요법도 아니며

한국인

유태우가 발명한 새 치료법인데

상당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수지침에서는

일뜸이침’ 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뜸(灸)의 효과는 탁월하다.

 

뜸은 약쑥을

해당부위에 올려놓고 태우면서

그 열기로

몸의 각 부위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수지침에서의 뜸은

피부에 먼저 구점지를 붙이고

그 위에서

쑥을 태우기 때문에 화상이 없다.

뜸의 효과는

체험한 사람만이 알고있다.

 

나는

추운겨울을 피해

봄부터 늦가을까지 매일 한시간씩

손바닥에 뜸을뜨고있다.

 

뜸을 많이뜬 사람을 보면

혈색부터 다르다.

오장육부가 튼튼해졌기 때문이며

그게 뜸의 효과다.

 

나이들어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단연코

수지침을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노년의 잔병들은

거의

수지침으로 예방, 치료할수 있다.

 

8시에서 9시,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써놓은 원고를 읽어보고 수정,보완하며,

워드에 입력해 놓은것도

다시 열어서

오타를 걸러내고 내용을 보강한다.

 

이 시간에는

대단히

집중적인 작업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긴장도가 높다.

인터넷을 통한

자료들의 검색도 이때에 병행한다.

 

9시에서 10시,

KBS 1TV를 통해 뉴스를 시청한다.

KBS 1을

선호하는것은 단지 광고가 없기 때문이며

이것이

유일한 지상파 시청시간이기도 하다.

 

10시에서 11시,

오전에 읽었던 신문에

표시해둔 부분을 오려내 스크랩하며

(크게 35가지 카테고리로 분류)

인터넷을 열어

여러 가지 신문들을 읽는다.

 

내일 시청할 프로그램들을 검색하며,

메일과 페이스북을 열어보고

필요한 답신을 한다

 

 

 

다음은

내가 운용하는 블로그들을 점검하고,

새로나온 영화DVD도 이때 검색한다.

필요한

인터넷뱅킹도 이 시간대에 한다.

 

말하자면

이 시간은 인터넷에 집중하는 시간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블로그에 올릴 원고를 쓰는 경우,

밤9-11시 사이는

내게있어

가장 힘든시간대 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한번은

글을쓰기 위해 이 시간대를 이용한다.

준비된 자료들을 정리하고,

국어사전과 옥편을 펴 놓고

정확한

어휘를 선별하는것은 물론,

plot도 다시 리체크한다.

 

고도의 정신집중과 함께

한문장 한문장을 거듭 다듬어야 하며

미진한 부분은

인터넷을 열어 자료검색을 다시한다.

 

글을쓰는 시간은

내 자신이 강도높게 공부하는 시간이며

정신적으로 발전하는 시간 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게는 여러분야의 사전류가 많다.

원고를 쓰는 작업은 힘들지만

그만큼

인간적인 보람도 가질수 있다.

 

얼마전

내가 운용하는 4개의 블로그에서

방문자 합계누계가

백만명을 돌파한것이 그런 사례다.

사실

백만명은 절대로 적은 숫자가 아니다.

 

 

 

밤11시 취침.

아내가

내게 붙여준 별명이 ‘5분’ 이다.

 

머리를 베개에 대고

5분이면 잠들기 때문이다.

나는 깊은잠을 자기 때문에

주변의 웬만한 소리에는 깨지않는다.

 

노인정에 나가지 않는것도,

공원에 나가

벤치에 앉아있지 않는것도,

무료전철을 타고 돌아다니지 않는것도,

리모컨을 들고 소파에 앉지 않는것도,

그렇게

할수있는 시간이없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평범한 일과지만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타이트하기 때문이다.

 

나이들어

노인이라고 풀어지면 안된다.

더 빨리 늙어버린다.

 

하루하루를 정해진 일과에 따라

규칙적으로, 생산적으로 살아야

건강하고 건전하게 오래살수 있다.

 

노년의 생활은

준비된 자에게만 행복을 선물한다.

그게 하늘의 법칙이다.

 

 

 

하루가 시작되는

이른 시간에 깨어있다는것은

그만큼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는 뜻이다.-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