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했던, 누구나 자기 본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기복 종교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기복 = $(돈)’.”
하버드대 출신 푸른 눈의 현각(52) 스님이 “한국불교와 인연을 끊겠다”고 밝히면서 이렇게 한국 불교계를 비판했다.
한국 불교계는 얼마나 소득을 올리고 있을까. 대한불교조계종은 올해 4월 직영사찰 4곳의 재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강남 봉은사는 2015년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해 210억87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는 지난해 수입이 200억4900만원이었다. 경북 갓바위 선본사와 인천 강화 보문사의 지난해 수입은 각각 98억1500만원, 47억5800만원으로 조사됐다.
봉은사 일반회계 수입은 중 가장 많은 건 불공 수입으로 100억1500만원이었다. 이어 법요 행사 수입(23억 1800만원), 기타 수입(5억 2700만원), 교육 연수 수입(3억 7400만원), 전년도 이월금(6억 3200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의 2015년 일반회계 기준 수입은 138억원으로 불공 수입이 65억9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요 행사 수입(33억5600만원), 일반수입(17억원), 교육연수(10억원), 기타수입(7억1000만원), 전년도 이월금(5억1000만원) 순이었다.
선본사와 보문사의 지난해 불공 수입은 각각 45억 2000만원과 14억 6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승 총무원장은 올해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결산 규모 30억원 이상 사찰의 재정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조계종 직영사찰 4곳만 최종 공개했다.
불교계 내부에선 현각 스님을 계기로 재정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4월 공개한 재정 내역에선 세부 수입과 지출을 확인할 수 없다 불자와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일방적인 발표를 넘어 공개검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들린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