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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요양원에 버려진 어머니의 일기
최 낙출
2018. 9. 5. 10:36
어느 요양원에 버려진 어머니의 일기 미안하구나, 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요양원)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단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고우디고운 마음 다치지 말거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 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어느 버려진 어머님의 일기 중에서~ 이 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안타깝고 슬픈 현실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현대판 고려장인 요양원에 버려진 어느 어머니의 일기입니다. 저역시 접하고 있는 현실에 어머님께 한없이 죄스럽습니다. 여기 이 어머니는 우리보다 더욱 열악한 여건에서 살아가신 우리 모두의 어머니요 나의 어머니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아니 미래의 우리들의 모습일 수 도 있습니다. 이 어머니 또한 우리와 같은 시절이 있었고 아름다운 청춘과 사랑의 시간이 있었던 한 사람이란 걸 우린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웠던 세월을 한 번 즐기지도 못하고 우리 자식들에게 빼앗긴 모진 삶의 주인공이란 걸..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음은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가 계셨기에 가능하단 걸 우리들은 결코 잊어서는 안될것 입니다. 낯설고 귀찮은 늙은이가 아니라는 세상에 단 한분 뿐인 우리 어머니 입니다 ㅡ 받은글 공유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