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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보다 더 권세를 떨치던 운현궁

최 낙출 2016. 7. 28. 11:55






 

   궁궐보다 더 권세를 떨치던 운현궁

 

  낙원동 허리우드실버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지하철을 타려고 안국역으로 올라 가다가 운현궁에 빨려 들어갔다.

 

   운현궁! 흥선대원군! 우리나라의 근대사에 커다란 획을 그린 역사적 주택으로, 궁궐은 아니었으나 궁궐보다 더 큰 위세를 누렸던 집이다. 흥선대원군의 사저로 고종이 출생하고 자란 곳으로 조선시대 5대궁 외에 궁(宮)이란 이름을 붙인 곳은 여기뿐이다.

망국의 한과 조선의 그늘진 잔영이 깃든 곳, 파락호 행세를 하면서 호구지책으로 권문세가에 난을 쳐 세찬을 마련하였던 곤궁한 왕족 이하응!


 

   권모술수의 대가이며 권력에 대한 끝 없는 야망, 이래서 굴욕, 무소불위의 권력, 며느리와의 대암투 끝에 다시 맞이하는 굴욕, 3일에 그친 권력의 탈환, 멀리 청나라에 압송되어 돼지나 키우던 노후, 다시 막후 정치실세로의 역활 등 권력과 굴욕을 거듭하던 그의 일생은 김동인의 소설 <운현궁의 봄>을 통하여 널리 알려져 있다.


   한때 궁궐에 견줄만큼 웅장했던 운현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그 규모가 크게 줄어 들어 이재면을 이용하기 위해 일제가 지어 그의 주거지로 제공한 양관은 덕성여대에 매각되고 일본문화원, 중앙문화센터 그리고 운현초등학교 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그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어림잡아 짐작이 다.

 

 

   고종은 후사가 없던 철종의 뒤를 이어 조선의 26대 왕이 되는데 그때 나이가 12세였다. 어린 고종을 대신해 흥선대원군이 조선을 다스리게 되니 이 집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만했다고 한다.

 

고종이 즉위하면서 ‘궁’이라는 이름을 받은 이곳은 점점 그 규모를 늘려가는데 담장의 둘레만도 수 리에 달했다고 하며, 고종이 머물던 창덕궁과의 왕래를 쉬이 하기 위해 운현궁과 이어지는 흥선대원군의 전용문을 만들었다고 하니 그 규모와 위세를 짐작할 수 있겠다.

   입구로 들어서면 이 집을 지키던 사람들이 머물던 수직사(守直舍)가 오른편에 있고 그곳을 지나면 노안당(老安堂)이다. 노안당은 사랑채로, 대원군이 머물렀던 곳이다. 지금껏 잘 보존되어 있어 조선 후기 양반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노안당 편액은 추사 김정희의 글자를 집자해서 만들었다 하며, 처마를 이중으로 두르고 있는 보첨도 이 건물의 볼거리이다. 옆으로 이어지는 노락당(老樂堂)은 운현궁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데 고종이 명성황후 민씨와 가례를 올린 곳이 바로 여기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안채로 쓰였던 이로당(二老堂)이 있는데, 대원군의 부인인 민씨가 살림을 하던 곳이다. 밖에서 보면 사방이 개방되어 있는 듯 보이나 계단을 올라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된다.

 

가운데 중정이라는 ‘ㅁ’자형의 작은 마당이 마루로 둘러싸여 있는데 안채가 가지는 성격에 따른 폐쇄적인 특성을 반영하는 구조라 할 수 있겠다.

 

이로당을 나서면 앞으로 작은 기념관이 있어 흥선대원군이 주장했던 쇄국정책을 알리는 척화비와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 등을 모형으로 볼 수 있다.


운현궁 북쪽에 있는 <영안당>은 이재면의 주치의였던 내과의사에게 헐 값으로 매각했는데 그 터에서 국내 최고의 로펌인 '김&장'의 대표변호사 김영무와 그 동생인 세계적인 바이올리스트 김영욱을 배출했으니 명당중 명당인가 보다. 도저히 왕이 될 수 없는 서열의 고종이 임금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래서 이 곳에서 전통결혼식을 올려 기를 받으려는 것일까?


이 운현궁은 고종이 탄생하여 즉위하기전 12살 까지 연을 날리며 살았던 잠저로 조선시대 일반 왕가의 주택에 불과 했는데, 고종이 왕위에 오르면서 인근 주택을 이전시켜 담장만 수리에 달하리 만큼 그 영역이 크게 넓히고 건물을 당시 기술로는 최고급으로 지어 흥선대원군이 10년간 집정하면서 정치를 하던 곳으로 어쨌던 오늘 날 문화재를 남겼다.

Tip: 위쪽으로 나오다 보면 사설 보디가드와 첩보원의 원조격인 천희연, 하정일, 안필주, 장순규 등 소위 <천하장안>의 마네킹이 있는데, 이를 보니 그들이 설치고 다녔을 당시가 떠올라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淸閑 執筆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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