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촛불.
2008년의 광우병 촛불, 8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광란’ 을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로 창피하고 부끄럽다.
그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먹던 나라가 41개국, 단 한곳에서도 인간광우병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우리같은 극단적인 행동도 없었다.
당장 땅이 꺼질것처럼 난리를 피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지금까지 광우병 환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나남‘ 이 출판한 광우병관련 책자의 서문에 이런 부분이 있다.
‘2008년 촛불의 광풍은 지나갔지만 촛불을 댕겼던 인화물질들은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남아있다.
왜 21세기 첨단국가의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야만에 가까운 유언비어와 선동이 그처럼 위력을 발휘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있다.
선동에 취약한것은 한국적 병리현상 이라고 할수있다.‘
교복을 입은채 날뛰던 골빈애들, 유모차까지 끌고나온 무개념의 무지한 젊은여자들, 그렇게 촛불은 광화문 거리에서 오래동안 이글거렸다.
청와대 뒷산에 올라 이 광경을 보고 놀랜 이명박은 결국 대국민 사과문을 읽어야했다.
그때 나는 이명박에 대한 지지와 기대를 확실하게 접었다. 그런 ‘새가슴’ 에서는 국가 리더십이 나올수 없기때문이었다.
아흔아홉이 외쳐도 틀린것은 틀렸다고 말 해야 하며, 한사람이 외쳐도 옳은것은 옳다고 판단하는게 지도력이다.
지난 이명박정권이 맞이한 참담한 몰골을 보면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40개의 나라들이 의연하게 있을때 왜 우리만 그토록 날뛰어야 했던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들이 눈앞에 있었는데도 모두가 거짓에 선동되어 나라를 망신 시킨 것이다. 사실은 그게 ‘국제망신’ 인줄도 몰랐다고 하는게 옳다. 기본적인 판단력이 없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2일, 대법원은, MBC PD수첩이,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걸린 소인것처럼 보도하고, 광우병걸린 쇠고기를 먹은 한국인의 발병확율이 94%라고 보도한것,
미국여성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숨진것처럼 언급한것등, 주요내용에 대해 ‘허위’ 라고 판결했다.
허위(虛僞)는, 진실이 아닌것을 알면서도 진실인것처럼 보이게 하는것이다. 말하자면 시청자를 의도적으로 속였다는 뜻이다.
9월5일, (주)문화방송-MBC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간지에 ‘사과문’ 을 발표했다. ‘문화방송은, 지난 2008년 4월 29일 방송된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라는 보도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드립니다.
‘PD수첩이, 한,미 쇠고기협상 절차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것은 정당한 취재행위 였습니다.
그러나 기획의도가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핵심쟁점들이‘허위사실’ 이었다면 그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 정당성도 상실하게 됩니다.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보도가 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해 혼란과 갈등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중략)
더욱 겸손한 태도로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이어 문화방송 인사위원회는, PD수첩 제작을 맡았던 조능희, 김보술 에게는 정직 3개월, 송일준, 이춘근 에게는 감봉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한편 당시 시사교양국장이던 정호식 에게는 지휘책임을 물어 감봉3개월을 내렸다.
문화방송은 이를두고 ‘중징계’ 라고 했으며, 노조는 즉시 ‘정권의 보복’ 이라고 맞섰다.
징계를 받은 제작진은 ‘광우병보도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한 보도’ 라고 주장, 방송사의 사과에 대해 반발했다.
거기에는 일말의 뉘우침도 없었다. 꼬여있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사고방식이 이러니 무슨짓인들 못하겠는가. 한국 저널리즘의 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엄격히 말해 지금 그들의 정위치는 ‘감옥’ 이어야 한다. 사안의 중대성이 그러했다.
그 이후 나는 다시는 문화방송-MBC를 시청하지 않는다. 시청자를 우습게 안다는것은 자존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야만에 가까운 유언비어와 선동이 먹혀들어 갔을까.
나는 그때 문명과 문화의 속도가 차이나면 우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우민(愚民), 또는 우중(愚衆)은, ‘어리석은 백성, 어리석은 군중’ 이라는 뜻이다.
자기의 확실한 주장이 없이 남의 선동에 휩쓸리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그들이다.
지금은 차가 없는집은 거의없다. 그런면에서 우리는 문명국이다.
문명(文明)은, 인류가 이룩한 비교적 높은수준의 물질적, 기술적, 사회조직적인 발전이다.
그러나,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교통사고사망자수는 5.229명, 부상자는 36만명으로 세계최고 수준이다. 교통질서-자동차문화 에서는 후진국인 것이다.
문화(文化)는, 인간의 공동체가 이룩해낸 가치있는 삶의 양식을 의미한다.
물질문명에 대해 ‘정신문화’ 라는 용어를 쓰는게 그 때문이다.
문화의 속도가 문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광란의 촛불’ 이 생기게 된다.
당분간 이 속도의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못할것이다. 촛불이 가지는 한계가 그것이다.
4년뒤인 2012년의 봄, 미국에서는 식용이 아닌 늙은 젖소에게서 다시 광우병이 발견됐다.
정확히는, 개체형질변형에 의해 광우병에 걸린소는 127개월짜리 젖소로, 30개월 이하의 식용소만 수입하는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나라는 117개국, 이집트와 콰테말라가 수입중단을 외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연령, 뼈에 대한 제한이 없었지만 한국의 기준으로 변경했다.
일본정부는 20개월 이하만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방침 불변’ 을 천명했고, 광우병이 발견된 미국에서는, 발표당일(4월5일) 워싱턴포스트등에 2단기사로 보도된후 그것마저 사라졌다.
과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된다는것을 국민들이 알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이영순 명예교수는 ‘광우병 소멸설’ 을 주장한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로는, 인간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도심에 ‘광우병촛불시위’가 4년만에 다시 등장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등, 시민단체들이 조직한 ‘촛불4주년 준비위원회’ 가 주최한 행사는 참여도가 낮아 ‘찻잔속의 태풍’ 으로 끝났다.
1600여명이 모인 청계광장 시위에서는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즉시수입중단하라’ 는 등의 구호와 함께, ‘핵발전소 없는 사회.’ ‘지하철 9호선 문제.’ ‘4.11 부정의혹.’ 등 광우병과 무관한 자유발언이 있었으며, 정동영, 문성근, 강기갑이 무대에 올라 현 정부를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신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촛불집회에 민주당의원과 4.11총선 당선자들이 적극참여 하도록 독려할것을 사무총장에게 지시한바 있으며 직접 촛불 현장에 나타나 피켓을 들기까지 했다.
우리는 박지원이 어느 이불속에서 나왔는지를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광우병촛불’ 이 시민의 위생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는 이런 현실은 4년전과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
제1야당의 처신이 이래서는 안된다. 당리당략보다는 국가 이익이 우선이라는 정치철학의 빈곤 때문이다.
4년전의 광란도 그 주장이 정치구호로 변질되면서 사그라들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지난 5월 1일, 홈풀러스 동대문점에서 미국산 쇠고기코너를 찾은 양모씨는, ‘위험하다는 주장이 있지 않느냐는’ 는 질문에 -미국쇠고기를 먹고 한국에서 탈난 사람이 있는가. 다 헐뜯기위한 말이다.
미국쇠고기는 맛도있고 품질도 좋다‘ 고 했다. 같은날 이마트 용산점에서 미국산 차돌박이 600g을 산 정모씨는 -미국산 쇠고기를 꾸준히 먹어왔고, 오늘도 먹고, 다음주에도 먹을것이다. 그래도 아무일도 없지않은가.
이마트의 관계자는, -항의 전화나 불매위협 전화를 받은일은 없다. 팔고 안팔고는 마트의 선택이고, 사고, 안사고는 소비자의 선택 이라고 했다.
한상솔 hansoori 씨는, 신문의 백자평에서, ‘촛불을 든 이유는 단지 미국산이기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가 문제됐을때 말이나 한마디 했는가.
중국선원들에게 피를 흘리는 우리 경찰과 공무원을 보고도 말 하마디 한적이 있던가.
중국어선이 아닌 미국어선을 단속하다 그랬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라고 적고있다.
이제는 촛불들도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 광우병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다.
지금 정치적으로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중단’ 을 요구하고 있다.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나라의 정치인들이 국제무역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무지, 무식’ 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미간 쇠고기수입 위생조건엔, 미국내에서 광우병이 재발해서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의한, 미국의 광우병통제등급 하향조치가 내려지는 경우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재발했더라도 미국이 그 위험을 통제하고 있다면, 즉 OIE의 등급하향조치가 없다면, 한국의 국민건강에는 위험요소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상황에서 수입, 검역중단 조치를 취하면 한,미간의 무역분쟁으로 이어져 WTO패널에서 패소(敗訴)를 각오해야된다.
다른 하나는 미국이 WTO에서 30개월 이상된 쇠고기에 대해 전면수입 재개를 요구하면 한국으로서는 SRM(광우병위험물질)을 제거한 쇠고기의 안전성을 부인할만한 국제기준의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고 이는 한국이 전면패소할 위협이 될수있다.
따라서 검역중단은 자칫 혹떼러갔다가 혹을 붙이는 케이스가 될수도 있다. 정부가 쉽게 검역중단을 못하는 이유는 통상마찰에 의한 국제분쟁에서 우리가 불리하다는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산적이 없다. 맛이 없거나 가격때문이 아니라, 우리 축산농가 때문이다.
국가간 FTA의 ‘묘미’ 는 이런데 있다.
국가간 협정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 은 완전 개방하되, 소비자가 없으면 수입업자도 상대국의 상품을 무작정 들여올수는 없는것이다.
어떤국가라 해도 상대국의 소비자까지는 통제할수 없다. 시장은 개방하고, 우리물건도 상대국가에 팔지만 쇠고기는 우리한우만 먹겠다면 미국인들 달리 방법이 없게된다.
그래서 한우가 비싸지만 나는 한우만 사 먹는다. 그건 FTA의 조건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축산농가를 보호하는 지혜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정치촛불대신 한우를 더 많이 사 주면 되는것이다.
지금 우리들은 어쩔수 없이 세계화-지구촌 시대를 살고있다.
우리처럼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나라는 국가간의 통상문제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손해를 보게된다.
무역수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더 차분히, 냉정하게, 사실에 근거해서 처신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면 미래를 얘기할수 없다. -yorowo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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