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생가
향수(鄕愁)/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1902.5.15~1950.9.25,
충청북도 옥천출생
서울 휘문고, 일본 도시샤
同志社 대학 영문학과 졸업
1946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1946
경향신문 주간, 광복 후 좌익 문학단체에
관계하다가 전향 保導聯盟에 가입하였으며,
6·25전쟁 때 북한공산군에 끌려간 후 사망했다.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를 구사하여 대상을 선명히
묘사하여 한국 현대시의 신경지를 열었던 시인. 이상을
등단시키고 조지훈, 박목월 등과 같은 청록파 시인들을 등장
시키기도 하였다. 작품으로 《향수(鄕愁)》 등이 있다.
정지용의 동상과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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